탐사코드J, 어느 자매의 자살

지난 23일 JTBC 탐사코드J에서는 어느 자매의 자살과 그로 인한 가정의 끔찍한 파탄을 보도했습니다. 정말 너무나 안타깝고, 피의자들을 보면서 분노를 감출 수가 없었습니다.

어느 자매의 자살
2004년 방송국에서 백댄서로 활동을 하고 있던 동생이 방학을 맞아 쉬고 있던 대학원생 언니에게 드라마 엑스트라를 권유했습니다. 우리가 매일 같이 보고 있는 드라마의 보조 출연자였죠. 이후 큰 딸은 서울과 지방을 오가며 여러 드라마의 단역 배우로 활동을 했는데요. 그러나 평소에 조용하고 내성적이었던 큰 딸이 단벽배우 활동 4개월만에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이유 없이 집 안 곳곳을 서성이며, '죽여야 돼'라는 말을 되풀이하고 엄마와 동생을 폭행하는 등의 알 수 없는 이상행동을 보이기 시작했던 것이었지요.


결국 큰 딸은 정신병원에서 치료를 받게 되었고, 치료도중에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집단 성폭행을 당했다. 보조출연자 업체 직원들과 많이 잤다. 반장에게 성폭행을 당했다' 등등 그동안 보조출연자로 일을 하면서 겪었던 일들이 모두 드러나게 되었습니다. 보조출연자들을 관리하던 이른바 엑스트라 반장들에게 돌아가면서 성폭행을 당했다는 것이었지요.


큰 딸은 자신이 성폭행을 당한 사실을 매일 일기에 기록하며, 성폭행 일지를 작성했고 큰 딸에게 성추행을 가한 사람까지 합하면 모두 10명(성폭행4명+성추행6명)이 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정말 충격적이지 않을 수가 없었는데요. 이 사실을 알게 되는 어머니는 이들을 모두 경찰에 고소를 했습니다.


그러나 피의자들은 너무나 뻔뻔하게 '합의하에 이뤄진 성관계'라고 반박을 했으며, 피해자 가족들에게 '죽인다'며 협박을 가하기 했습니다. 결국 큰 딸은 계속된 다른 가족들이 피해를 입고 있는 것에 힘들어 하였으며, 피의자와 대질신문에 괴로워하였고, 정신적으로 너무나 힘든 나머지 가족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고소를 취하해 피의자들은 모두 무협의로 풀려나게 되었습니다.


이후 그녀의 삶은 엉망진창이 되었고, 정신과 치료를 계속 받으면서 힘든 삶을 이어갔습니다. 결국 지난 2009년 8월 28일 오후 8시 18분 18층 옥상에서 뛰어내렸습니다. 18이라는 숫자를 정확하게 맞춰서 세상에 대한 욕을 하며, 소중한 자신의 목숨을 끊어버렸습니다. 그녀는 자신의 죽음을 누군가에게 꼭 알리고 싶었는지, 뛰어내릴 장소를 사전답사까지 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비극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언니의 자살로 충격을 받은 동생은 일주일뒤 언니와 똑같이 자살을 했습니다. 유서에 엄마는 꼭 복수를 해달라고 말하여... 그리고 두 자매의 연달은 죽음에 충격을 받은 아버지도 한달 후 뇌출혈로 사망을 했습니다. 행복했던 가정은 풍비박산이 되었고, 이제 남은 사람은 엄마뿐이었습니다.

그렇다면 큰 딸을 성폭행했던 피의자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요? 그들은 현재 여전히 똑같은 일을 하고 있으며, 왜 그랬냐라는 제작진의 물음에 '서로 합의하에 했다. 증거가 없는 것을 다 밝혀졌다. 자신은 떳떳하다.' 라고 말을 했으며, 한 피의자는 '여자와 어머니 쪽이 꽃뱀으로 판정이 됐어요.' 라는 말을 했습니다. 한 가정을 풍비박산내고, 3명의 소중한 목숨을 빼앗은 사람들이 어떻게 이런 말을 할 수 있을까요?


피해자는 있는데, 피의자는 없는 세상. 피해자는 죽고, 피의자는 떳떳하게 살고 있는 세상. 정말 분노할 일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피해자가 얼마나 고통스러웠으면,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까요? 죽음이라는 극단적인 선택 대신에 끝까지 피의자들과 싸워서 그들을 벌받게 했으면 좋았을텐데.. 안타깝다는 생각뿐입니다.

아무래도 시청률이 낮은 종편에 방송이 되어서 이 방송을 못보신 분들이 많이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 사건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사라지지 않기만을 바랄뿐입니다. 또 다른 피해자들이 생겨나지 않도록 이 사건이 재수사되어 피의자들이 저지른 죄의 몇 배의 벌을 꼭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성폭행을 당한 가족을 제대로 보호하지도 못하고, 피의자들을 눈앞에서 풀어주는 경찰(검찰)이 '이 나라의 현실이고 법'이라는 생각에 안타까움을 금치 못하겠습니다. 방송이 보도되고 현재 다음 아고라에서는 '성폭행사건의 재수사를 요구합니다'라는 서명 운동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 사건이 하루빨리 재수사가 되기를 간절히 바랄뿐입니다.

세상을 떠난 3명의 고인과 남은 엄마를 위해서라도...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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