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붕 뚫고 하이킥을 즐겨보는 애청자로서 어제 방송된 112화는 정말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많이 있었습니다. 특히, 극중 연예지망생인 인나가 수녀복을 입고 온갖 상상을 자극하며 찍은 뮤직비디오 스토리는 충격 그 자체였습니다. 인나는 뮤직비디오를 통하여 연예계에 첫 데뷔하게 되었습니다. 인나의 뮤직비디오 촬영장에 함께 가게된 남자친구 광수는 뮤직비디오 속 쇼걸로 변한 인나의 키스신이 계속 마음에 걸렸습니다. 촬영은 계속되었지만, 상대편 남자 배우와 감독과의 불화로 감독이 바뀌게 되며, 뮤직비디오 스토리 역시 바뀌게 되었습니다.



새 감독과 함께 뮤직비디오를 촬영하게 되었고 인나 역시 쇼걸에서 정숙한 수녀로 캐릭터 자체가 바뀌게 되었습니다. 수녀복을 본 광수는 그때서야 안심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광수의 생각과 다르게 스토리는 더욱 파격적으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방송에 직접적인 노출은 없었지만, 상대 배우가 수녀복을 찢고 금기를 깨는 자극적인 키스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줄리엔의 활약으로 광수가 인나의 촬영 장면을 보는 것은 막았지만 수녀복이 찢어져 있는 장면으로 여러가지 상상력을 자극시켰습니다.


보는 관점에 따라서 느끼는 감정도 다르겠지만, 이번 인나의 뮤직비디오 스토리는 필자에게는 충격적인 내용이었습니다. 그 이유는 친한 지인분 중에서 수녀로 살아가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수녀라는 존재와 의미를 누구보다 잘고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그 분이 이 장면을 봤다면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요? 생각만 해도 얼굴이 화끈거립니다. 수녀는 몸과 마음이 항상 청빈, 정결하며 일생을 수녀라는 이름 아래에서 공동체 생활을 하면서 평생을 교회와 종교를 위해 봉사하며 살아가는 기독교의 여성 수도자 입니다.


수녀라는 의미를 모르거나 크게 신경쓰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이번 방송이 그저 웃음거리와 재미로 생각할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의미를 아는 사람들은 불쾌한 생각을 가지기에 충분한 소재였습니다. 신성모독에 대한 생각이 드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것이겠죠. 성에 개방적인 미국이나 일본의 일반 드라마나 영화에서도 수녀의 저런 장면은 잘 다루지 안는 장면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시트콤에서는 단지 웃음소재로 만들기 위해서 이런 장면을 연출해냈다는 것은 대단히 충격적인 일이 아닐수가 없습니다. 하이킥의 열혈한 팬이지만 이번 방송은 마냥 웃고 넘길 수 없었습니다. 수녀라는 이미지를 방송에 넣었다는 자체가 제작진의 경솔한 행동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시청자들의 비난과 따끔한 충고 역시 당연한 결과였다고 생각됩니다.


지붕 뚫고 하이킥은 본방송 이외에도 케이블 방송에서 하루에도 몇 번씩 방영되고 있습니다. 워낙 인기있는 시트콤이라서 재방송의 시청률도 꽤 높다고 알고 있습니다. 지붕 뚫고 하이킥 뿐만아니라 전작인 거침 없이 하이킥 역시 방영된지 3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케이블 방송에서 방영되고 있습니다. 모두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던 인기 시트콤이라서 가능한 것이겠죠.  최근 지붕 뚫고 하이킥은 막장 시트콤, 거품 시트콤 등 많은 논란을 낳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매회 20%(112화 22.3% 금요일 시청률 1위)가 넘는 높은 시청률로 2009 ~ 2010년 최고의 시트콤 중에 하나로 남게 되었습니다. 오랫동안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안겨 줄 수 있는 시트콤인 만큼 작품을 한 회 한 회를 만들때 마다 좀 더 신중을 기해서 만들어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이번 112화 수녀복 논란을 계기삼아 다음회부터는 이런 장면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지붕 뚫고 하이킥, 종영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처음보다 마지막이 화려한 시트콤으로 남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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