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팍 도사 이봉주편'

대한민국을 대표했던 마라토너 이봉주가 지난 3일 MBC 황금어장 무릎팍 도사에 출연하였습니다. 그는 침체되고 있는 한국 마라톤에 대해 걱정을 하며 자신이 지금까지 살아온 마라토너의 인생을 무릎팍 도사를 통하여 시청자들에게 진솔하게
이야기 하였습니다. 마라토너로 살아온 그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필자는 방송내내 미소를 머금었습니다.


1990년 전국체전 2위로 육상단에 입단하여 2009년 대전전국체전에서 은퇴한 그는 20년간 마라톤 풀코스(42.195km)를 무려 41번이나 완주하는 엄청난 기록을 세웠습니다. 마라토너로서 최악의 조건인 짝발과 평발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세운 기록이라 더욱 대단하게 느껴졌습니다.


92년 하프 마라톤에서 아시아 신기록을 세우며 큰 두각을 나타냈던 그는 혹독한 훈련때문에 부상을 얻어 아쉽게 바로셀로나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했었죠. 그 해 바로셀로나 올림픽에서는 황영조 선수가 금메달을 따며 국민영웅이 되었지만, 올림픽에 출전조차 하지 못했던 이봉주에게는 큰 아쉬움으로 남았습니다. 이때부터 올림픽과 그는 인연이 별로 없었나봐요. 96년 애틸란타 올림픽에서는 전혀 예상치도 못했던 복병 선수에 3초 차이로 뒤져 아쉽게 은메달에 그쳤고,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는 선수들과 뒤엉켜 넘어져 24위에 머물렀던 것을 보면 그는 유독 올림픽에서는 불운했던 것 같습니다.

-시드니 올림픽에서의 좌절-

금메달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는 최상의 컨디션으로 출전했지만, 앞에서 달리던 선수들이 뒤엉키며 자신도 함께 넘어지게 되었던거죠. 넘어진 대부분의 선수들이 경기를 포기한 가운데 이봉주 선수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불굴의 의지로 24위로 골인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마치 죄인이라도 된 것처럼 고개를 숙이며 들어가는 그의 뒷 모습을 보면서 너무나 가슴 아팠습니다. 하지만, 이봉주는 거기서 좌절하지 않았습니다. 2001년 보스턴 마라톤, 부산, 서울 국제 마라톤 등에서 우승을 하며 진정한 마라톤 영웅이 되었습니다. 2009년 전국체전을 끝으로 마라토너 인생 첫 눈물과 마지막 눈물을 함께 흘리며 은퇴하는 모습에서는 아쉬움과 진한 감동도 느껴졌습니다.
 
-이봉주 은퇴 장면-

어렸을때부터 운동회에서 공책 한 권 못 탈정도로 달리기에 소질 없었던 그는 특유의 끈기와 노력으로 지금의 자리에 섰습니다. 지금까지 이봉주가 마라토너라는 것은 잘 알고 있었지만, 그의 인생사 그리고 올림픽 에피소드, 연애 등 그의 사적인 이야기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방송을 통하여 지금까지 대한민국의 마라토너로 어떻게 살아 왔는지 조금 알 수 있었습니다. 방송내내 수줍어하며 손을 만지작 거리는 모습에서는 귀여움마저 들었습니다. 좀 더 그를 보고 싶은 마음에 이번 무릎팍 도사 이봉주 편은 유독 시간이 짧게 느껴졌습니다.


선수로서는 더 이상 그를 만날 수 없겠지만, 자신과 같은 좋은 선수를 육성하는 멋진 지도자로 남길 진심으로 바라겠습니다. 진솔한 이야기로 시청자들에게 웃음과 감동을 안겨 주었던 이봉주 선수 그는 대한민국의 진정한 영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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