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끼' 유해진의 소름끼치는 존재감


최근 국내 박스오피스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영화 '이끼'를 보고 왔습니다. 영화를 보고나니 왜 이끼가 높은 인기를 얻고 있었는지 알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끼의 원작인 동명 웹툰 이끼는 지난해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던 화제의 웹툰이였습니다. 하지만, 개봉하기전 까지만 해도 이처럼 큰 인기를 끌 수 있었을지는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이끼는 정재영, 박해일, 유해진, 유준상, 허준호, 유선 등 충무로를 대표하는 연기파 배우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도시 생활에 싫증을 느끼던 해국(박해일)이 아버지 유목형(허준호)의 사망 소식에 아버지가 살았던 시골 마을에 내려가게 됩니다. 해국은 아버지의 죽음에 이상한 점을 느끼고 그곳에서 오랫동안 벌어져왔던 의문의 사건들을 하나씩 파헤쳐가게 됩니다. 마을 지주 이장 천용덕(정재영)과 그를 따르는 김덕천(유해진), 전석만(김상호), 하성규(김준배) 그리고 유목형의 아들 유해국 사이의 치열한 두뇌싸움이 매우 흥미진지하게 느껴졌습니다.


저는 이 영화를 보면서 김덕천 역으로 열연을 보여준 유해진의 소름끼치는 존재감을 잊을 수 없습니다. 물론, 유해진 뿐만 아니라 모든 배우들이 멋진 모습을 보여줬지만, 그래도 단연 기억에 남는 배우는 유해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을 지주로 있던 이장 천용덕(정재영)을 그림자 처럼 따라다니며 보필하는 덕천은 극중에서 가장 크게 반전하는 캐릭터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항상 이장을 따라 다니며 그를 돕고 있지만, 마음속에는 그에 대한 원망으로 가득차 있는 덕천은 무언가에 홀린 듯 유해국(박해일)과 박민욱(유준상)을 찾아가 이장의 비리를 모두 쏟아냅니다. 원작 웹툰의 덕천 캐릭터를 마치 자신의 모습인 마냥 입체적으로 살려냈으며, 쉬지 않고 이장의 비리를 쏟아내는 그의 모습에 보는 이는 넋을 놓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광기에 가까운 덕천의 이 장면은 이끼의 가장 큰 명장면이라고도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모습을 어둠속에서 훔쳐보고 있는 이장의 눈빛 속에서 또 다른 공포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유해진은 덕천의 캐릭터를 완벽하게 살려냈습니다. 시간과 장소에 맞는 표정과 능청스러운 표정 그리고 공포에 질린 표정까지 덕천의 모습 하나하나를 빼놓지 않고 똑같이 만들어 냈습니다. 아마 덕천의 캐릭터를 유해진이 아닌 다른 사람이 맡았더라면 이렇게까지 영화에 몰입할 수 없었을 것 같네요.


유해진은 1997년에 데뷔하여 수많은 영화에 출연하며, 충무로를 대표하는 명품 조연으로 성장하였습니다. 유해진과 같은 명품 조연이 있었기에 혈의 누(2005년)왕의 남자(2005년), 타짜(2006년), 전우치(2009년), 이끼(2010년) 등과 같은 명품 영화도 탄생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 영화 '이끼'를 볼 예정이라면 그의 명품 연기력을 느껴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가 될 것 같습니다. 영화 '이끼'는
명품 조연, 미친 존재감 유해진이 출연 했다는 것만으로도 성공은 벌써부터 보장되어 있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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