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망자 PLAN B, 너무 뻔뻔했던 격투씬.

최근 수목드라마 대물의 등장으로 동시간대에 방송되는 도망자 PLAN B의 시청률이 날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습니다. 올 상반기 최고의 드라마로 손꼽히는 추노의 제작진과 정지훈, 이나영, 이정진 등 톱스타들을 출연시키고도, 시청률이 떨어지고 있으니 제작진 입장에서는 하루하루가 무척 답답하게 느껴질 것 같습니다. 100억대의 제작비를 투입시키고도 도망자가 이처럼 부진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마도 드라마의 스토리와 완성도가 부족하지 않았나라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해봅니다.



도망자를 시청할때면 항상 아쉽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매회 벌어지는 격투씬인데요. 추노와 도망자가 같은 제작팀임에도 불구하고 격투씬이 주는 감흥이 이렇게 다를수가 있는지 볼때마다 아쉽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격투씬에 대한 아쉬움이 어이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주에 방영된 도망자 5회 격투씬은 뻔뻔함의 극치를 보여주는 것 같았습니다.

극중 진이(이나영)를 끊임없이 죽이려 하는 조직이 있습니다. 그 조직의 보스는 멜기덱이라는 사람으로 진이의 가족을 살해하고 진이를 제거하려는 배후입니다. 멜기덱은 자신의 부하를 시켜 진이를 끊임없이 죽이려고 하고 있습니다.

진이를 가장 집요하게 쫓아다니는 멜기덱의 부하 중에 여자 자객이 있습니다. 검정색 옷차림과 킬힐 그리고 유창한 영어를 쓰는 그녀는 여자 자객으로 손색이 없을 만큼 멋진 카리스마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녀의 멋진 카리스마를 뒤로 하고, 싸울때 만큼은 정말 뻔뻔하기 그지 없는 것 같습니다.

 

5회에서는 진이(이나영)와의 치열한 격투씬 장면이 있었습니다. 언제나 그랬듯 머리부터 발끝까지 블랙 올패션에 킬힐을 신고 진이를 잡으러 왔습니다. 킬힐을 신고 뛰는 모습이 불안불안 하지만, 카리스마 하나는 최고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진이와 마주친 자객의 치열한 격투씬이 시작되었습니다. 두 여성의 화려한 발차기와 기술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왠일, 치열한 격투씬을 보다보면 어느새 달라진 자객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바로 킬힐을 신고 있던 그녀의 발은 사라지고, 검정색 스니커즈가 신은 발이 등장하게 됩니다. 요술 신발이라도 신은 걸까요? 때와 장소에 맞춰서 신발이 막(?) 변하고 있습니다.


다시 킬힐로 돌아온 자객은 발로 진이를 내려치려다 신발이 의자에 끼이고 맙니다. 그녀의 몸은 놀라울만큼 유연한 것 같습니다. 스니커즈를 계속 신고 있었다면 아마도 이런 멋진 장면은 연출하지 못했을 것 같습니다. 신발이 의자에 끼인틈을 타 진이는 또 다시 도망가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진이는 막다른 길에 다다르게 되고 자객과의 2차 격투씬을 갖게 되었습니다. 좀 더 멋진 액션을 연출하기 위함이었을까요? 또 다시 여자 자객은 스니커즈로 신발을 바꿔신게 됩니다. 신발을 바꿔신은 자객은 화려한 액션과 발차기를 선보이기 시작합니다. 발차기가 어찌나 화려한지 보통 남자보다 낫습니다.


수적 열세를 이기지 못하고 결국 진이는 이들에게 제압당하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또 등장한 자객은, 이틈을 놓치지 않고 자신의 각선미를 살리기 위해서 또 다시 킬힐로 바꿔신게 됩니다.

진이와 자객의 격투씬이 워낙 빠르게 진행되어 눈치를 채지 못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필자 눈에는 자객의 신발이 눈에 너무나 잘 들어왔고, 보는내내 아무렇지도 않게 격투씬을 하는 것이 너무 뻔뻔하게 느껴졌습니다. 신발뿐만 아니라 그렇게 얼굴을 맞고 때리고도 화장하나 지워지지 않고, 멀쩡한 배우들의 모습을 보면서 아무리 작은 옥의 티에 불가하지만, 격투씬에 너무 신경을 쓰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구경하는 제작진(?) 옥의 티가 아닐까?

도망자 PLAN B는 홍콩, 마카오, 중국, 필리핀, 일본 등에서 촬영되며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해주고 있습니다. 제작비가 100억원 가까이 소요된 대작이니 가능한 것이겠지요. 하지만, 아무리 돈을 많이 써서 멋진 화면을 보여준다고 하여도 사소한 부분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면 결코 대작이라는 소리를 들을 수 없습니다. 그저 돈만 많이 든 드라마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매주 수, 목요일에 방송되는 도망자 PLAN B는 오늘로서 7회째가 됩니다. 그리고 동시간대에 방송되는 대물은 5회째가 됩니다. 두 드라마 모두 어느 정도 방영된 상태라서 오늘부터는 시청률의 차이가 확연하게 드러나게 될 것입니다. 두 드라마 중에서 누가 수목드라마의 안방을 점령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도망자 PLAN B는 드라마의 완성도와 시청률을 조금이라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이런 사소한 부분을 그냥 지나쳐서는 안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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