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피노 다룬 '그것이 알고 싶다.' 한국인이라는 것이 부끄러웠다.

코피노에 대해서 들어본 적이 있으신가요? 코피노란 한국인과 필리핀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라는 뜻의 단어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코피노라는 말이 필리핀에서는 한국인 남자들에게 '버려지는 아이들'이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고 합니다.

필리핀은 다른 영어권 국가와 비교하여 무척 저렴하게 영어를 배울 수 있는 곳으로, 영어 어학연수의 메카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에 따른 문제점도 생기게 되었는데요. 가장 심각한 것이 바로 코피노입니다. 1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 사이의 학생들이 필리핀에 관광 or 유학을 와서 필리핀 여자에게 아이를 임신시켜놓고 미혼모와 아빠 없는 아이들만 남겨 놓고 한국으로 도망가는 학생들이 많아지면서, 사회적으로도 문제가 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29일에 방송된 '그것이 알고 싶다'는 그동안 말로만 들었던 코피노의 심각성을 다뤄, 보는 시청자들에게 많은 경각심을 일깨워 주었습니다. 필자도 코피노에 대한 단어만 들었었지, 그 심각성은 그동안 잘 모르고 있었습니다. 일단 필자가 여성이고, 필리핀이라는 나라를 직접 경험해보지 못했기 때문에 심각하다고 판단하지 못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번 방송에서 다뤘던 코피노는 그동안 알고 있었던 것과 다르게 정말 심각하게 느껴졌습니다. 같은 한국인이라는 것이 부끄럽고 필리핀인들에게 미안하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 정도였습니다. 어떻게 자신의 아이를 낳고도 그렇게 뻔뻔하게 도망 갈 수 있었는지, 한편으로는 원망스럽고 또 한편으로는 한 사람의 인생과 아빠 없는 아이를 만든 그들이 마땅히 벌을 받아야 한다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필리핀 여자를 만나는 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왜 책임지지 못할 행동까지 그렇게 아무렇지 않게 하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7~8년 전만 하더라도 1 천여명에 불과 하던 코피노가 최근에는 1만명 이상 늘어났다고 합니다. 매년 한국인 관광객이 늘어나고 필리핀으로 어학연수를 오는 사람들도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매일 밤 필리핀 유흥업소의 밤을 지새우는 수많은 한국인 남성들 그리고 그곳에서 만난 여성들에게 돈을 지불하고 성매매를 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습니다. 심지어는 여성들에게 지불하는 돈이 아까워서 영업시간이 끝날 때를 기다렸다가 그녀들을 유혹하는 한국인 남성들의 추태에 무척 실망하게 되었습니다. 필리핀 한 여성이 필리핀은 영어공부를 하기 위해서 오는 것이 아니라 성교육을 하기 위해서 온다! 라는 말에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한국인 남성과 필리핀 여성의 사이에서 아기가 태어나면 그 아이를 책임지는 한국인 남성의 거의 없었습니다. 그들이 학생이라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을뿐만 아니라 필리핀 여성을 단순히 성 노리개로 생각하고 접근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필리핀으로 어학연수를 보낸 부모들은 자신의 아이는 아닐 것이라며 굳게 믿고 있겠죠.


주위를 살펴보면, 필리핀으로 어학연수를 가는 사람들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필리핀 어학연수가 코피노를 양성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 그들이 마냥 좋아보이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자신의 핏줄을 버리고 도망가는 한국인 남성들의 모습은 국제적인 망신과 동시에 한국과 필리핀의 외교관계에도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코피노가 더 이상 늘어나지 않도록 우리들의 꾸준한 관심과 정부 차원에서도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어학원 측에서도 좀 더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습니다.

한국인 남성과 필리핀인 여성과의 사이에서 태어나는 코피노가 더 이상 늘어나지 않기를 바랍니다.. 제발 이번 프로그램을 계기로 많은 사람들이 각성하고 또 반성하는 사람들이 늘어났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필리핀으로 자녀의 어학연수를 보낸 부모들의 지속적인 관심도 필요할 것 같네요. 같은 여성으로써 그리고 한국인 남성들을 대신하여, 그저 미안하다는 말 밖에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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