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방송된 2009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지붕뚫고 하이킥의 정보석은 코미디 시트콤 남자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습니다. 이번 최우수상은 그동안 수많은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하였던 그가 받은 상 중에 가장 큰 상이 아닐까합니다.


지붕뚫고 하이킥은 시트콤 특유의 재미와 감동 그리고 흥미진진한 러브라인을 그리며 2009년 최고의 인기 시트콤으로 자리잡았습니다. 최근 시청률도 꾸준히 20%대를 윗돌며 그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하이킥의 이같은 인기는 한 사람의 활약으로만 이루어진 것이 아닙니다. 떡실신녀 황정음, 빵꾸똥꾸 해리, 청순녀 세경, 주얼리정 보석, 방구쟁이 순재 등 한 사람 한 사람의 캐릭터가 절묘한 조화를 이루어 지금의 하이킥을 만들어낸 것 입니다.


지붕뚫고 하이킥에서 정보석은 떡실신녀 황정음과 함께 가장 망가지는 캐릭터 중에 한명입니다. 날렵한 턱선과 오똑한 콧날 누가봐도 잘생긴 꽃중년 정보석. 하지만 그의 파격적인 변신에서 노력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1986년 KBS 특집드라마 <백마고지>로 데뷔한 이래 23년동안 가장 파격적인 변신이라 생각됩니다. 극중 그는 이순재푸드의 부사장이지만, 매일 사장 순재에게 발길질을 당하며 무능하고 코믹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난 30일 방송된 하이킥 78회분에서 또 다시 망가지는 그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회사직원에게 묵찌빠의 고수가 되는 방법을 전수(묵찌빠 1단계)받은 보석은 모든 가족들과의 게임에서 승리하며, 족사마(족구의 신) 이후 묵찌빠신으로 다시 탄생하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보석의 앙숙 세경은 보석의 비법을 눈치채고 신애에게 이기는 방법을 전수해주었습니다. 세경에게 묵찌빠 비법 2단계를 전수받은 신애는 보석과의 재대결에서 승리를 맛보게됩니다. 신애의 기술보다 더 높은 3단계 비법이 있다는 사실을 안 보석은 비법을 찾기 위해 세경의 방을 뒤지다가 실수로 세경의 속옷을 들게 되고, 그 모습을 아내 현경에게 들켜 발차기를 당하고 말았습니다. 현경에게 하이킥을 맞은 보석은 결국 깁스를 하게 되었고, 깁스한 상태에서 신애에게 묵찌빠를 하자고 조르는 모습은 정말 폭소를 터트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처럼 정보석은 하이킥 속에서 철저히 망가지고 있습니다. 항상 멜로드라마 속에서 보던 지적이고 멋있었던 그의 모습을 하이킥 속에서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그의 연기 인생에서 이같은 변신은 쉽지 않은 결정일지도 모릅니다. 하이킥 이외에 앞으로 맡게 될 새로운 배역에도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비록 그는 망가지고 무능해보이지만, 지붕 뚫고 하이킥이라는 시트콤 속에서 없어서는 안될 그런 존재로 어떤 배우보다 빛나보이는 것 같습니다. 연기자로서 쉽지 않은 이미지 변신을 하며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을 안겨주고 있는 정보석에게 2009 MBC 연예대상 최우수상은 전혀 아깝지 않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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