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민 시상소감, 밉지 않은 이색 영화마케팅.


지난 18일 제 8회 대한민국 영화대상에서 박철민의 시상 소감이 네티즌들의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박철민은 이날 영화대상에서 남우조연상 시상을 위하여 영화제에 참석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박철민의 시상 소감은 일반적인 시상 소감과는 많이 달랐습니다.

박철민은 시상자로 무대에 오르자마자 가장 첫 마디로 이런말을 했습니다. '외모로 승부하는 배우 박철민입니다. 반갑습니다. '그 순간 영화대상에 참가한 많은 배우들이 폭소를 터트렸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시상소감은 폭소 연발이었습니다. 그의 시상소감 전문은 아래와 같습니다.


"네 간단하게 시상소감 말씀드리겠습니다. 먼저, 이런 시상의 영광을 주신 대한민국 영화대상 관계자 여러분 심사위원 여러분 진심으로 감사드리고요. 이 땅에 모든 감독님들 배우 스텝 여러분들 감사드립니다. 어! 지금 저랑 함께 영화를 찍고 있는 위험한 상견례 감독님 스텝 여러분들 이렇게 시상할 수 있게끔 허락을 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어~ 저는 한 것이 없습니다. 스텝 모든분들이 차려 놓은 밥상에 저는 숟가락만 들고 이렇게 나왔습니다. 네 아무튼 이상에 만족하지 않고 더욱 더 열심히 해서 앞으로 감독상, 작품상 시상하는 배우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네 끝으로 집에 계시는 연로하신 우리 어머님 아버님, 많이 헛갈리실 껍니다. 뭐 시상이나 수상이나 비슷합니다. 트로피 주고 받는 것. 언제 탈지 모르는데 마음껏 기뻐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우리 큰 딸 규란이 작은딸 소린이 어~ 헛갈리지 말아라. 네 마지막으로 애들 엄마들(?) 아하~ 웃음. 제가 너무 흥분해가지고.. 애들 엄마! 이자리에 있기까지는 당신의 깊고 넓은 사랑이 있었어. 고마워요. 자 신인남우조연상 후보를 만나보겠습니다."

보는 많은 이들에게 웃음을 안겨준 박철민의 시상소감

박철민의 시상소감은 폭소를 터트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마치 자신이 상을 수상하고 수상소감이라도 말하는듯 보였기 때문입니다. 필자는 정말 박철민이 수상을 한 것 같은 오해를 했었답니다.^^ 오죽했으면, 이날 남우주연상 시상을 위하여 무대에 오른 배우 김윤석이 '무대에 오르니 이렇게 떨리는데, 박철민을 정말 존경한다'라고 했을까요?

그리고 박철민은 이번 시상소감을 통하여 자신의 영화를 홍보하는 계기도 되었습니다. 시상소감에는 현재 자신이 찍고 있는 영화 '위험한 상견례'에 대한 언급을 하며, 간접적인 영화를 홍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던 것이죠. 필자도 그의 시상소감을 듣고 도대체 어떤 영화를 찍고 있는지 궁금해서 찾아봤을 정도였으니까요. 어떤 마케팅의 효과보다 그의 말 한마디가 더 좋은 마케팅이 된 것 같았습니다.

그의 시상소감은 박수를 받기 충분했다.


일반적으로 영화배우들은 자신의 영화를 홍보하기 위하여 일부러 예능프로에 나오거나 인터뷰를 통하여 노골적으로 언급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이런 모습을 볼때면 보는 시청자의 입장에서는 꼭 그렇게까지 홍보를 해야하나? 재미있으면 당연히 많이 보게 되는데..라고 생각을 하게 되며, 조금은 불쾌하게 느껴질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박철민의 이색 영화 마케팅은 전혀 밉지 않고, 오히려 영화를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박철민이 자신이 출연하는 영화(조연)를 위하여 시상소감을 저렇게 거창하게 준비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행여나 그런 이유때문에 이런 시상소감을 준비했다고 하더라도 전혀 밉지 않은 이색 마케팅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철민은 이번 시상소감을 통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웃음을 안겨주었으며, 자신의 존재감도 알리고, 영화도 홍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을 것입니다. 일석삼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게 된 것이죠.


박철민의 시상소감은 그 동안 봐왔던 시상소감과는 전혀 다르다는 것을 쉽게 느낄 수 있었는데요. 어느 누가 시상하러 나와서 저렇게 큰 웃음과 감동을 줄 수 있을까요?? 서로 상투적이고 어색한 멘트를 날리며 싸한 분위기에서 다음순서로 넘어가는 것이 통상적인 시상소감이라고 할 수 있는데, 박철민의 시상소감에서는 상상을 초월한 재치가 보였습니다.

다음에는 시상소감이 아닌 수상소감을 기대하며...

가끔 영화인들의 축제인 영화제 시상식을 보고 있으면 축제의 분위기가 되어야 하는 무대가 너무 엄숙해져 있어서 보는 시청자의 입장에서는 불만스럽게 느껴질때도 많이 있었습니다. 이번 기회를 통하여 시상식이 좀 더 재미있고 즐거운 축제의 무대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박철민의 시상소감은 그 어떤 시상수상소감보다 빛났으며, 제 8회 대한민국 영화대상의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가 다음 영화제 시상식에서는 시상을 하러 나온 시상자가 아니라 수상하러 나오는 수상자로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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