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의 TV연예, 신정환의 비참한 모습까지 담았어야 했나?

해외 원정 도박 혐의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불구속 입건된 신정환이 지난 20일 오후 1차 조사를 받은 후 오후에 석방되어 귀가하였습니다.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말해주듯 얼굴에는 피곤함이 역력했는데요. 한 편으로는 도박 때문에 인생을 망친 그의 모습이 무척 안타깝게 느껴졌습니다.


지난 20일, 매주 목요일 늦은 밤에 방송되는 'KBS 한밤의 TV연예'에서는 신정환의 기사를 비중 있게 다루며, 일본에서 한국으로 귀가하는 모습까지 촬영하여 방송하였습니다. 신정환이 일본 하네다 공항을 통하여 몇 시 비행기를 통하여 귀국한다는 것을 어떻게 알았는지? 신정환이 비행기를 타기 위해서 기다리는 모습과 비행기를 타러 가는 모습 등 잠적 146일 만에 한국으로 돌아온 그의 귀국 모습을 밀착취재 했습니다.


그런데 필자는 하네다 공항까지 따라가서 신정환의 귀국 모습을 꼭 담았어야 했나? 라는 씁쓸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차피 한국에 돌아오면 모든 것을 다 말하게 될 텐데, 단독취재라는 명분을 위해서 비참한 모습의 신정환을 찍으러 갔어야 했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신정환이 도박혐의로 잘못을 저지른 것은 분명히 맞습니다. 그에 따른 비난과 벌도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신정환도 잘못을 저지른 연예인이기 이전에 인격을 가진 인간입니다. 일본 공항에서 한국으로 돌아오는 그 시간이 신정환에게는 마지막으로 혼자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었을 것입니다. 국에 도착하면 기다리고 있을 수많은 취재진과 자신이 저지른 일에 대한 팬들의 엄청난 비난을 받기 전, 마지막 시간이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런 소중한 시간을 지켜주기는커녕, 비행기 안에서 신정환이 눈을 감고 있는 모습까지 카메라에 담는 제작진의 모습을 보고 정말 저렇게까지 특종을 잡아야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람에 대한 정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으며, 너무 기계적이고 또 비인간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신정환이 해외원정 도박으로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서는 마땅히 비난을 받아야 합니다. 대중들의 본보기가 되어야 할 연예인이라는 신분으로, 도박에 빠져서 범죄를 저지른 그의 모습을 보면서 필자 역시 그를 무척 비난했습니다. 그런데 인간의 정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일본에서 한국으로 귀국하는 초췌하고 비참한 신정환의 모습을 보면서 비난보다는 안타깝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특히, 치료를 제때 받지 못해서 다리를 절며 걸어가는 모습은 정말 안타깝게 느껴졌습니다. 한 때 예능프로그램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연예인이라고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었을 정도였으니 말이죠.

한밤의 TV연예는 이번 신정환의 귀국길을 단독취재 했다는 것에 무척 자랑스럽게 생각했을 것입니다. 다른 방송사에서 보여주지 못했던 부분을 자신의 프로그램에서 단독방송을 했으니까 말이죠. 그러나 한밤의 TV연예를 시청한 시청자의 입장에서는 불쾌하고 또 미안했습니다.(신정환에게..) 단독방송이라는 명분으로 방송했지만, 신정환의 안쓰러운 모습만 담아 냈을 뿐, 다른 방송사보다 더 자세히 알려준 것은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그저 비인간적인 대우를 받은 그의 모습이 불쌍하게 느껴졌습니다.


신정환의 도박혐의에 대한 조사는 이제 막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의 의혹들은 앞으로 하게 될 조사를 통하여 밝혀지게 될 텐데요. 그가 다시 연예계로 복귀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남은 조사에서는 모든 것을 진실대로 말하고 잘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대중들에게 진심으로 용서를 구했으면 좋겠습니다. 그가 다시 연예계에 복귀하고 못하고는 자신의 행동 하나하나에 달렸다는 것을 그가 알고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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