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야 엠카 컴백. 반가웠지만, 민망했다.
남규리를 중심으로 이보람, 김연지가 함께 모여 만든 씨야는 2006년 여인의 향기로 데뷔하여 2집 사랑의 인사, 결혼할까요. 2.5집 슬플발검음. 3집 Hot girl 등을 히트 시키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걸그룹 중 하나로 자리잡았습니다. 하지만, 지난 2009년 남규리가 소속사와의 갈등으로 돌연 탈퇴를 선언하면서 씨야는 위기를 맞이했습니다. 남규리가 씨야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였고, 남규리 때문에 씨야가 떴다! 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비중이 컸기 때문에 그의 탈퇴는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그 때문에 남규리가 빠진 씨야는 앙꼬없는 찐빵이라는 소리를 들으며, 하락세로 접어들게 되었습니다.
남규리가 탈퇴한 후 현재 남녀공학의 리더로 있는 이수미를 새롭게 합류시키며 4집을 발표했지만, 예전과 같은 큰 인기를 얻지 못했습니다. 그러자 소속사에서는 이수미를 탈퇴시키고 남녀 공학에 합류시켰으며, 이보람과 김연지가 남은 씨야는 이도 저도 아닌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결국에는 소속사와의 계약기간이 만료되는 3월을 끝으로 해체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씨야가 완전히 해체하기 이전에 씨야의 원년 멤버였던 남규리, 김연지, 이보람이 다시 뭉쳐 굿바이 앨범 See You Again을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27일 엠넷 엠카운트다운에 출연하여 2년 만에 무대에 올랐습니다. 2년 만에 무대에 뭉친 그녀들을 보면서 역시 씨야는 남규리를 중심으로 한 원년 멤버가 가장 좋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완벽한 모습을 보여줬는데요. 오랜만에 무대에 오른 그녀들의 모습이 무척 반갑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녀들의 모습이 씁쓸하고, 또 민망하게 느껴졌습니다.
2011.01.21 발매한 씨야 굿바이 앨범 See You Again
그 이유는 남규리가 소속사 코어콘텐츠미디어와 그리고 멤버들과 무척 안 좋은 모습으로 등을 돌렸기 때문입니다. 남규리는 씨야로 한창 활발하게 활동을 할 때에 김광수가 대표로 있는 코어콘텐츠미디어를 비난하며, 수많은 스케줄에 혹사 당하고 그에 따른 대우를 받지 못한 것에 불만을 품고 씨야를 탈퇴하였습니다. 이때부터 남규리와 소속사와의 공방전이 펼쳐졌습니다. 남규리 측에서는 소속사를 비난하고 절대 씨야로 복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고, 소속사 측에서는 남규리의 무단탈퇴와 독자적인 행동을 비난하며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남규리는 자신이 원하는대로 씨야를 탈퇴하기는 했지만, 코어콘텐츠미디어 측과 계약기간이 남아 있었기 때문에 연예계 활동을 거의 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초 오랜 공방전 끝에 김광수 사장이 남규리의 장래를 생각하여 조건 없이 계약을 종료시켜 주었었죠. 남규리와 소속사와의 관계가 무엇 때문에 틀어졌는지 정확한 것은 본인 당사자들만이 알고 있겠지만, 이들의 공방전은 한창 연예가를 떠들썩하게 했습니다. 마치 지금의 카라와 DSP미디어와 같은 모습을 보였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미안하지만, 연예인들의 안 좋았던 모습은 팬들의 기억 속에 오랫동안 남는다.)
그리고 변함없는 우정을 과시할 것 같았던 멤버들과의 사이도 극도로 나빠졌었는데요. 씨야의 이보람과 김연지는 예전에 한 기자간담회를 통하여 남규리에 대한 서운한 마음을 드러내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남규리 무단 이탈하여 자신들이 받은 피해와 심적 고통을 언급하며, 소속사에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는 남규리의 주장을 반박했습니다. 남규리가 탈퇴한 이유도 가수 활동이 아니라 연기 활동을 하기 위해서 본인 스스로 트집을 잡고 무단이탈을 했다고 주장했었죠. 이 두 사람의 인터뷰만 보면 남규리가 몰염치한 멤버가 틀림없다고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남규리가 이처럼 소속사에게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주장하였고, 멤버들과 이런 갈등이 있었는데... 예전에 서로 안 좋았던 일들이 하나도 없었던 것 마냥 이렇게 한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는 모습, 자체가 솔직히 민망하게 느껴졌습니다. 씨야가 해체를 한다고 발표를 한 후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소속사에서 굿바이 앨범을 발매했다는 것도 조금은 씁쓸하게 느껴졌습니다. 냉정하게 생각해서 수익(돈)때문에 씨야의 해체를 마케팅으로 활동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으니 말이죠.
이런 여러 가지 이유 때문에 최근의 카라사태를 보면 씨야가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것 같습니다. 카라 3인과 DSP미디어와의 공방전은 남규리와 김광수 대표와의 공방전 처럼 서로의 주장을 굽이지 않는 모습이 너무나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일각에서는 씨야의 이번 굿바이 앨범을 계기로 다시 뭉친다는 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필자도 예전에 씨야의 노래를 좋아하고, 즐겨 불렀기 때문에 이들의 컴백이 반갑게 느껴지지만, 아직까지 기억되고 있는 씨야의 안 좋은 모습 때문에 그녀들의 무대를 보고 있으면, 반가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씁쓸하고 또 민망하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하루아침에 서로 비난한고 헐뜯는 적이 되고, 또 하루아침에 동지가 되어 활동하는 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참 알 수 없는 곳이 옌예계다! 라는 씁쓸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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