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술푸게 하는 세상, 개그 콘서트 시청률
매주 일요일 밤을 뜨겁게 달구는 개그 프로그램 <개그 콘서트> 중 필자의 시선을 사로잡는 프로그램이 하나 있습니다. 지난달 15일 부터 방송된 새 코너<나를 술푸게 하는 사람들>입니다. 슬프게가 아닌 술푸게라는 제목처럼 술을 먹고 취한 취객연기를 보여주면서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안겨주는 코너입니다. 박성광(취객 역), 이광섭(경찰 역) 그리고 신인 개그맨 허안나(취객 역)가 동네 파출소를 배경으로 경찰과 만취한 취객 사이에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코너의 첫 등장은 신인 개그맨 허안나의 표정 연기로 시작합니다. 술이 잔뜩취해 경찰서로 끌려온 그녀는 괴상한 표정과 경찰과의 말장난으로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주고 있습니다.

<허안나는 표정연기는 엽기 그 자체다.>

경찰 : 길가에 있는 사람을 왜 때렸어요?
허안나 : 펀치 기계인 줄 알았어요.
경찰 : 어디 살아요?
허안나 :  혼자 살아요~

경찰과 이런 말장난을 통하여 주고 있을때, 만취한 취객 박성광이 등장하게 됩니다. 최근 그의 유행어도 이 코너를 주목하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 평범한 듯 보이는 그의 말투에는 뼈와 살이 붙어 개그로 현실을 풍자하고 있습니다.


박성광 : 야 너 그거 알아? 우리나라의 땅 80%가 상위 2%가 가지고 있어. 더러운 세상~

경찰 : 당신 자꾸 이러면 공무집행방해로 체포됩니다.
박성광 :  국가가 나한테 해준게 뭐가 있어?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 1등만 좋아하는 더러운 세상~ 무슨 놈의 나라가 공교육 따로 사교육 따로있냐? 1등놈의 자식들은 비싼 돈가지고 과외받고 학원다니고 그러니까 지네들이 다시 1등하는거 아니야. 나같은 서민들은 학원하나 보내기도 버거운 세상이야~

뭐 이런식으로 경찰과 대화를 하고 있습니다. 만취한 취객이지만, 사회에 대한 불만 그리고 가진자들만 대우받는 그런 세상이라며 현실을 비판하며 꼬집고 있습니다. 만취한 상태에서도 무식과 유식을 오가는 박성광의 취객 연기는 정말 일품이 아닐 수 없습니다.

허안나 : 오빠~ 오빠 차뭐예요?
박성광 : 나 차없는데...
허안나 : 이건 아니다. 삭제(휴대폰 전화번호)
박성광 : 더러운 세상~ 차없으면 연애도 못하는...

이처럼 이들의 이야기에는 우리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억울한 일, 안 좋았던 기억, 잊고 싶은 일 등 정말 술이 생각나 술을 마시지 않으면 안되는 취객의 일상이야기로 다소 씁쓸하지만 웃음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술에 취해 비정상인 상태에서 내뱉는 말이지만, 박성광의 말은 틀린말이 하나도 없습니다. 술 취한 사람의 이야기는 횡설수설해 알아 들을 수 없어도 맞는 말은 곧잘한다라는 말도 있지 않습니다.
 

나를 술푸게 하는 세상은 가진자가 가지는 세상, 외모지상주의 등 현재 대한민국은 1등만 기억하는 그런 세상임을 간접적으로 비판하고 있습니다. 현재 자신이 하지 못하는 말, 할 수 없었던 그런 말들로 신날하게 비판하는 박성광이 우리의 모습을 대변해주는 것 같았습니다. 앞으로 이 코너가 어떤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다가올지는 모르겠지만 시사풍자개그의 진수를 보여주는 개그 콘서트의 인기 코너로 오랫동안 사랑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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